이른 아침, 막 해가 떠오를 즈음, 살며시 싸늘한 바람이 분다. 오늘도 예외 없이 줄을 서는 사람들, 그들의 손에는 접시, 또 다른 손에는 물수건이 쥐여져 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눈에는 두려움과 불안함이 공존하고, 그저 배고픔과 불편함이 일상이 된 듯하면서도 그들의 어깨를 힘겹게 누른다.

그들과 달리 가벼운 걸음으로 줄을 따라 물수건을 하나씩 건네는 남자가 있다. 그의 행동거지를 봤을 때 매우 익숙한, 오랫동안 해온 일임에 분명하다. 그와 눈이 맞았을 때 검지 손가락을 세워 한 장 달라는 시늉을 한다. 내 손에 물수건이 쥐여지는 순간 소스라치게 놀란다. 차가울 줄 알았던 물수건이 따뜻하다. 겨울에는 전자레인지에, 여름에는 냉장고에 잠시 넣어 놓았다가 나눠 준다는 그 남자. 그의 배려심이 너무 깊어 마음까지 젖어 든다. 어떤 이는 그 수건에 얼굴을 파묻는다. 오랜만에 느끼는 온기리라. 자신의 손이지만 따뜻한 물수건을 통해 느껴지는 온기는 잠시 타인의 손길이라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어떤 이는 얼굴을 닦는다. 눈처럼 하얀 물수건이 곧 짙은 밤색이 된다.

새벽 3시부터 정성 들여 준비한 음식을 차근차근 순서대로 받아 들고, 식을 새라 앉을 여유도 없이, 몇 개 없는 이빨이 빤히 보이도록 입을 크게 벌리는 사람들. 접시에 받아 들었던 음식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따뜻한 음식 때문인지, 몸이 따뜻해진 까닭인지, 조금씩 긴장을 푸는 사람들. 여기저기 오고 가며 대화 꽃을 피운다. 미시간주에서 남편 따라 먼 길 마음 졸이며 왔다가, 갑작스레 암에 걸려 먼저 떠나는 바람에, 혼자가 된 로즈라는 어여쁜 이름을 가진 여인이 있다. 고달픈 인생이지만 그녀의 목소리엔 종이 달려있다. 함께 한탄해주는 사람이 있으니 계속 이야기 보따리가 펼쳐진다. 잠시나마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퍼뜨려진다.

손에 아무것도 들지 않고 멀뚱멀뚱 바라보며 서 있는 할아버지가 있다. 눈이 마주치니 입이 귀에 걸린다. 이빨이 하나 밖에 남지 않아서 그런지 발음이 정확치 않다. 맛있게 드셨냐고 여쭤보니 또 먹으려고 기다린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리고 한 마디 툭 던진다. “너 김정은 닮았다.” 애써 미소 지으며 그건 칭찬이 아니라고 했더니 “야, 너 그러면 안돼” 도리어 혼을 내신다. 살짝 기분이 상해서 토라진 표정을 지었더니 할아버지가 온아한 표정으로 설명한다. “그런 자세를 가지면 안돼. 너도 하나님께서 지으셨고 나도 하나님께서 지으셨지. 김정은이도 예외는 아니야. 그러니 그도 너와 나처럼 구원 받게 해달라며 그를 위해 기도하는게 당연하지 안 그래?”

한쪽에선 록밴드와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하고 또 한쪽에선 줄을 선 사람들의 머리카락을 정성스레 다듬어주는 여인들이 있다. 잠시 기도를 하려고 다가가니 “목사님” 하고 부르신다. “나 어떻게 이렇게 서있는지 모르겠어요. 일주일동안 허리가 안 펴져서 누워있었는데.” 홈리스들을 섬기는 주일이 다가오는데 여전히 불편한 몸 때문에 걱정을 하셨던 집사님. 아침에 그냥 벌떡 일어나셔서 나오셨다. 자신도 어리둥절한 채로 바라보며 한마디 더 고백한다. “목사님, 우린 기적 없이 못 살아요.”

일주일동안 가장 기다려지는 요일, 세상사람들은 일요일이라 부르고 나는 주일이라 부른다. 주님께서 주신 안식일. 이 귀한 안식일을 홈리스들을 섬김으로 시작하니 예배의 은혜가 갑절이다. 섬김이 수고스럽다고 느껴질지 모르나 마음에 안식이 오는 건 어떤 까닭일까? 그리고 함께 섬기는 성도들의 얼굴에 기쁨 가득한 것을 보니 이것은 분명 성령님이 함께 하심이 확실하리라.


An Unanticipated Encounter

Rev. Samuel S. Joung

Very recently, I had an unanticipated encounter with a gentleman while serving the homeless on a Sunday morning. He was standing around in solitude so I approached him to ask, “Have you eaten?” When he saw me, his eyes lit up and he had a huge grin on his face. He had one tooth left and he couldn’t hide it. His answer was not what I expected: “I’m waiting for the seconds.” It was a pleasant exchange, a small talk. But I was a bit taken aback by what he said next: “You look like Kim Jong-un.” That caught me off guard. Not being able to hide my disappointment, I barely managed to smile and respond, “Hey, that’s not a compliment.” And that’s when he started to explain to me what he meant, without sounding like he was making an excuse. Probably because of his lonesome tooth, I had a very difficult time understanding him. Besides, when he mentioned that name, seemingly without understanding the context, my heart was hardened. I just pretended to listen, nodding along the way, but for some reason, he wouldn’t give up. So, I asked him to explain to me again, and kindly, he began his second attempt to share his thoughts with me. And this is what he said: “Hey, listen. You know, God created me.” As he poked my chest, he said, “God created you, too.” I nodded back. And what he said next had shocked me even more than before. This time, it was not a shock of rudeness but of conviction. “God created Kim Jong-un, too.” I couldn’t help but agree, so I nodded. “He is God’s creation, too. So, we should pray for him, for his salvation, as we have received God’s salvation, even though we do not deserve it.” God had spoken to me that morning through this homeless man, to show me my pride and self-righteousness, and brought me to repent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