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요 목사
사람들 중에 가방 같은 사람이 있고, 보자기 같은 사람이 있다고 했습니다. 한국 지성의 대표이자 이제는 한 겸손한 신앙인인 이어령 교수의 말입니다. 그 깨달음에 무릎을 칩니다. 가방이 담을 수 있는 물건은 가방에 맞는 물건입니다. 반면 보자기는 물건에 따라 자기 모양을 융통성 있게 바꿉니다. 전도사 시절까지 포함하여 36년의 목회 생활을 뒤돌아 보면, 저는 가방 같은 목회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나름 훈련 목회를 지향하면서 책임을 강조하고, 완벽주의를 지향하면서 최선의 덕을 추구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던 목회적 가방에 맞지 않으면 담을 생각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신학적 가방에 들어가지 않으면 재고도 하지 않고 버렸습니다. 그러나 목회가 저에게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은 이미 짜여있는 가방이 아니라 어떤 내용이든 담을 수 있는 보자기의 포용입니다.
어떤 부부는 두 개의 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 같습니다. 서로 자기 가방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치열하게 싸웁니다. 어쩌면 결혼은 이미 만들어 놓은 가방을 해체하고, 보자기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 가방만 고집하면 결국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말만 씁쓸하게 남깁니다. 자기 가방에 딱 맞는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는 부부가 얼마나 있을까요? 만약 내 배우자는 내 가방에 항상 딱 맞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그분의 배우자는 틀림없이 완벽한 보자기 인생을 사셨을 것입니다.
교회에서 머리를 맞대고 주님이 맡겨주신 일을 하면서 저는 가방 같은 분과 보자기 같은 분을 봅니다. 저의 개인적인 취향은 가방 같은 분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저의 가방에 맞춰 주는 분이 좋습니다. 웬만하면 제 가방을 사용했으면 좋겠고, 제 눈에는 제 가방이 더 좋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목회를 하면서 하나님이 저에게 깨닫게 해 주신 것은 내 가방에만 담으려 하지 말고, 하나님의 보자기에 담아 들고 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아무리 재고 찢고 자르고 맞춰도 제 가방에는 다 담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복음이 제 가방에 들어오던 날부터, 서서히 제 가방은 한땀 한땀 해체되기 시작했습니다. 제 가방과 맞지 않는 오버사이즈를 담아보려고 쑤셔 넣기도 하고, 도시락 세워 담다가 반찬 국물에 가방이 엉망이 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복음은 저에게 올사이즈를 담아내는 인격으로 변화될 것을 요구하셨습니다. 복음은 보자기의 여유가 있는 인격의 공간을 만듭니다. 딱 맞지 않아도 담을 수 있는 여백이 있습니다. 용서와 화해로 리셋을 원하시나요? 복음의 보자기를 항시 챙겨 다니십시다.
Bag and Wrapping Cloth
Rev. Bryan Kim
There are some people who are like bags, and some who are like wrapping cloths. This is according to a Korean intellectual, Professor Uh Ryung Lee, who became a humble believer. I slapped my knee in amazement at this realization. Whatever you put in a bag must fit in the bag. On the other hand, wrapping cloth can easily change its shape according to what it is wrapping. As I look back on 36 years of pastoral life, including ministry as an evangelist while in seminary, I wonder if my past ministry work has been like a bag. I believe I have done my best to orient my ministry with best intentions with training, responsibility, and perfectionism. If one didn’t fit into my bag of ministry work, I didn’t even attempt to try. I discarded without taking stock if it didn’t fit into my bag of theology. However, what continued to challenge me from ministry is not the bag that was already determined, but it is to embrace whatever the content like a wrapping cloth.
Some couples live carrying two separate bags. They fight fiercely because they don’t fit into each other’s bag. Perhaps, marriage is a process of getting rid of the bags that has been made and transforming to become wrapping cloth. If we are stubborn about our own bags, then we are left with bitter feeling, saying we’re not a match. How many couples would have married a spouse who fit perfectly into their bags? If there’s anyone who thinks the spouse always fit perfectly into their bag, then, without a doubt, their spouse lived a life of being a perfect wrapping cloth for them.
While doing God’s work at church in close proximity with people, I observe those that are like bags and others like wrapping cloths. Personally, I like people who are like bags. More specifically, I like people who fit into my bag. If possible, I want to use my bag because I feel my bag is better. However, what God has made me realize in ministry is not to try to put into my bag, but the lesson of putting things into God’s wrapping cloth. No matter how I measure, cut, and make to fit, I cannot possibly put them all into my bag. My bag was slowly losing one stitch at a time when gospel of Jesus came into my bag. I tried stuffing oversized item that does not fit into my bag. I experienced leaking lunch box that made a mess in my bag when it was placed standing up to fit in. But gospel requires character transformation from me to be able to contain all-size. Gospel makes space for our character like wrapping cloth. There’s enough room with wrapping cloth even when it doesn’t fit perfectly. Do you want to reset for forgiveness and reconciliation? Make sure to always take wrapping cloth of gospel.